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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함께

아이에게 비싼 장난감이 생겼네요.

아이에게 피아노가 생겼다.

지인이 사용하시던 피아노를 저렴하게 중고로 구매했다.

피아노를 칠줄은 모르지만, 학창 시절에 피아노 소리를 참 좋아해서 피아노 연주곡만 따로 녹음해 듣곤 했다.

피아노 잘 치는 사람을 부러워 하고, 배워 볼까도 했었지만 손가락마저 복을 받아 퉁퉁해서 금방 포기했다.

피아노가 들어온다고 어디에 둘까 고민했지만, 아직 아이도 어리다는 생각에 방 한쪽에 두었다.

우려와는 달리 피아노 상태도 깨끗하고 자리도 많이 차지하지 않아 다행이라는 안도감과 행복감이 밀려왔다.



피아노 덮개를 열고 보니 제조 연식이 적혀있다.

IMC07710.

연식 구성은 알파벳 두자리가 생산 년도를, 뒤의 알파벳 한자리가 생산월을 의미한다.

생산년월을 의미하는 알파벳 세자리 뒤의 숫자는 생산된 일련번호, 즉 생산대수를 의미한다.

우리 집에 들어온 피아노는 I=9, M=3 ( 93 ), C=3 월 즉 93 3월에 태어난 피아노다.



삼익피아노 로고 또한 회손되지 않고 잘 붙어 있다.

우리도 피아노를 깨끗하게 잘 다뤄야 할 텐데하는 걱정이 앞선다.



건반도 깨지거나 색이 바랜 부분이 없이 매우 양호하다.

건반 덮개를 열고 보니 옛날에 좋아했던 피아노가 눈앞에 있는 것이 황홀할 지경이다.



먼저 사용하시던 분이 아이들을 사랑하고, 아이들을 먼저 생각했음을 짐작하게 하는 부분이다.

피아노 뚜껑을 덮을 때 손을 많이 다치게 되는데 뚜껑이 천천히 닫히도록 도와주는 장치가 부착되어 있다.



유치원을 마치고 집에 들어온 아들 녀석이 방에 있는 피아노를 보자마자 익살스런 표정으로 피아노를 두드린다.



아이에게 피아노를 가르쳐 보겠다는 생각으로 구매한 피아노가 왠지 비싼 장난감이 된 듯 하다.

우리 윗집 사람은 가끔씩 밤12시나 새벽 1시에도 기타치고 노래를 부르고,

쉬는 날은 이른 아침부터 피아노를 치는데, 우리는 그렇게 하지 말아야 한다고 아이에게 주의를 주었다.